[김동길 칼럼]불평없이 사는 노인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날마다 늙어간다는 것입니다. 갓난아기를 보면서 어른들은, “요것이 언제 자라서 어른이 될까!”라고 하지만 성인이 되기까지가 좀 더디게 느껴질 뿐, 스무 살만 넘으면 세월은 쏜살 같이 가는 겁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서슴지 않고 ‘세월’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월 앞에 강한 사람이 누굽니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젊음도 건강도 미모도, 세월이 가면 다 사라지는 것입니다. 재산도 권력도, 세월 앞에서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 거지가 되어 구걸 다니는 아이의 3대조 할아버지는 정승을 지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오늘의 재벌의 3대 후손이 과연 그 재산을 지키고 살 수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늙으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백발은 지는 꽃을 서러워합니다.”(白髮悲落花) 그리고 “청운은 날아가는 새를 부러워합니다.”(靑雲羨鳥飛) 그러나 백발이 되어 꽃이 떨어지는 것을 서러워하는 노인은 보기 싫습니다. 젊어서 날아가는 새를 선망하던 그 날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노인이 비굴해지면 더욱 지저분해 보입니다.
노년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불평이 많은 노인은 더욱 가엾은 인생입니다. 노인은 건강은 잃었어도 자존심만은 잃지 않아야 합니다. 돈이 떨어져도, 친구가 다 떠나도 제대로 생긴 노인은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밤낮 불평만 늘어놓는 노인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나의 남은 날들을 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 살다 가겠습니다.
“그 날을 늘 기다리며 내 등불 밝게 켰다가” 주께서 나를 부르시면 나는 웃는 낯으로 떠날 것입니다. 단 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
김동길(www.kin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img_data/article/260930/260930_6303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