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큰 불행이 오히려 큰 행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 밀어닥친 엄청난 역경이 오히려 그 개인을 연단하여 뒤에 큰 인물이 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최초의 대학자로 알려진 성 어거스틴이 그런 인물이었고 우리 불교역사의 거인 원효대사가 또한 그런 기적적 인물이었습니다.

 1990년대에 우리가 겪어야 했던 이른바 IMF의 한파 때문에 한국 경제가 홍역을 치렀지만 그로 인하여 불가피했던 ‘구조조정’같은 약방문이 크게 주효하여 나라의 살림은 오히려 용트림을 하고 한국이 G20에 끼어드는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까. 자극이나 충격이, 그것으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반전 내지는 역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세월호의 참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해괴망측한 비극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마땅한 엄청난 참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나는 4.16의 역사적 의미를 찾았습니다. 200이 넘는 젊고 순결한 생명을 제물로 바쳤으니 이제야 말로 대한민국은 해묵은 고질적 비리들을 모조리 척결하고, 부정과 부패가 발붙일 수 없는 새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일단 뽑은 칼을 다시 칼집에 꽂기 전에 ‘쾌도난마’를 단행해야 하고 박 대통령이야 말로 이 일을 완수해야하는 중대한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이 백성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