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첫째 물음 : 합리적인가?
서양의 중세 천년을 ‘신앙의 시대’라고 하였습니다. 흔히 ‘암흑시대’라고 불러 많은 사람들이 크게 잘못된 시대인 줄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 어두움을 비치는 빛줄기가 그 암흑 속에서 여기저기 돋아났기 때문에 싸잡아 그 시대를 ‘암흑’이라고 부르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신앙의 시대’가 순수한 신앙으로 일관하지 못했고, ‘저 세상’을 강조하는 나머지 ‘이 세상’을 소홀히 여긴 것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천국을 꿈꾸던 사람들이 미신에 사로잡혀 인간과 사회가 건강을 잃어 발전이 어렵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르네상스를 통하여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사회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발동하여, 사람은 이성의 명령에 따라 활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계몽주의 시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계몽주의는 급격한 변화의 필요를 절감하고 혁명의 불을 곳곳에 던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789년에 터진 프랑스의 대혁명이었는데, 이성을 바탕으로 일으킨 혁명은 오히려 이성을 잃고, 그 반동으로 낭만주의가 한 때 지성사회를 휩쓸었지만 계몽주의가 시작한 과학적 진리 탐구는 계속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세월호의 참변을 겪은 한국인이 스스로 물어야 할 첫 질문은, “우리는 과연 합리적인가?”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계몽주의로 다져지지 못한 사회에서 잘못된 낭만주의로 기울어진 것 아닌가 자문자답해야 합니다. 이성을 무시하고 이성을 떠나서 우리가 어떻게 선진국의 대열에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 이제라도 우리는 제정신을 되찾고 ‘이성’의 명령에 순종해야만 남북통일도 하고 더 나아가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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