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민심이 흔들린다지만
세월호의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을 당하고 나면 사람들은 자연 누군가의 책임을 묻게 마련입니다. “너 때문이야!”라고 한 마디 내 뱉어야 속이 좀 후련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도 눈물이 앞을 가리기 때문에 사람들의 두 눈이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우선 하늘을 원망하는 일입니다. “하느님이 계시다면 우리에게 이런 참혹한 불행이 생기겠습니까?” - 입 가진 사람마다 이런 넋두리를 하며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늘이 선택한 주군(主君)인 임금은, 한발이 심하여 비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아 논‧밭이 바싹바싹 말라 갈라지는 때가 되면, 몸에는 베옷을 입고 머리에는 재(灾)를 쓰고 기우제(祈雨祭)를 합니다. 그런 경우에 백성은 오히려 기우제를 올리는 임금을 향해, “이것이 어찌 주군의 탓이옵니까? 이 불행이 모두 못난 제 탓이옵니다”라며 땅을 치며 통곡하였고 하늘은 이 때 비로소 단 비를 내려 해갈을 하셨습니다.
민주사회는 기우제를 올릴 군왕은 없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3부의 요인들이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책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책임을 져야할 범법자들을 색출하여 엄벌에 처함으로 해이된 기강을 바로잡게 될 것입니다. 민주국가에서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누구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생겼는가 철저하게 조사하여 재발을 예방하는 일에 온 국민이 다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것이 선진국입니다.
수준 높은 민주적 시민은 ‘국난’을 기화로 한몫을 하려는 얄팍한 정치꾼들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재난을 당한 시민들은 오히려 한 마음이 되어 정상을 되찾고자 노력합니다.
민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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