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위하여
젊은 후배들에게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한평생을 보냈습니다. 학생들에게 “역사의 주제는 자유다”라고 가르쳤습니다. “파라오의 피라미드를 생각하라!” 정점에 자리 잡은 돌(파라오) 그 하나의 자유에서 출발하여 점차 그 자유는 저변으로 확대되어 피라미드를 구성한 모든 돌이 자유를 누리게 되는 것이 인류의 역사라고 나는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노예로 태어난 몸이 풀려나 자유인이 되는 과정을 역사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낱말 앞에 ‘자유’를 붙이는 것은 그래서 타당하고도 적절한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역사가 추구하는 최고의 정치적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믿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피를 강처럼 쏟고 시민사회가 등장하고 신분 사회가 무너진 셈입니다. 그러므로 문벌이나 가문을 자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어리석은 짓입니다. ‘특권’을 추구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요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자유가 결코 자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인은 정치적 자유로만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식욕과 성욕을 타고 났는데 이 두 가지 본능의 노예가 되어 정치적 자유가 무색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먹고 싶은 욕망, 하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100%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묘한 동물이지만,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이성(理性)’으로 자제가 가능하니 ‘인간 만세’를 외치게 되는 것이죠.
정치적 자유를 쟁취했으면 사람은 본능으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욕망을 조절하지 못해서 망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한 두 사람뿐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본능을 예찬만 하지 어거(馭車)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게 어지럽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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