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난 맛에 사는가?
가난한 사람, 평범한 사람들 중에는 ‘저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돈이나 권력이나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보면 대개 교만합니다. 가진 것이 많으면서도 겸손한 사람, 제 몸을 낮추는 사람을 민초는 존경합니다. 흠모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자기의 ‘힘’을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 ‘힘’으로 특권을 누리고자 합니다. 집도 특별히 잘 짓고 옷도 특별히 잘 입고, 남들은 맛도 보지 못하는 산해진미를 날마다 먹으려고 애를 씁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런 특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평범한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힘이 드는 삶을 살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고 있는 겁니다.
부잣집 아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아버지가 번 돈을 제가 번 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돈을 물 쓰듯 합니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권문세도가의 아들‧딸 치고 잘 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들의 근거 없는 교만이 그들의 신세를 망치고 말기 때문입니다.
종교를 가졌다는 사람들 중에도 오만불손한 자가 있습니다. 요새 종교에서는 일부 지도자들이 신도들 앞에 제 발을 내놓고 “씻으라”고 하니 종교가 종교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저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무슨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
일본의 저명한 스님이 어떤 제자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선생님, 저는 선생님 밑에서 10년이라는 긴 세월 도를 닦는다고 애를 썼는데 제 마음은 아직도 흔들립니다. 저 같은 놈은 희망이 없으니 포기하고 선생님 곁을 떠나려고 합니다.” 스승이 그 제자의 손을 잡고, “이 사람아, 자네 맘만 흔들리나? 내 마음도 흔들린다.” 이 말을 듣고 그 제자는 큰 용기를 얻어 뒤에 도를 통한 훌륭한 스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신앙이란 무엇인가? 저 잘난 맛에 사는 것은 신앙 아니고 저 못난 맛에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았을 때 내 마음은 무한히 기뻤습니다.
저 못난 맛에 사는 사람이 되어 주기를 당부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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