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북 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반도 평화질서 구축과 국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국회의 역할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과 국회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 한반도평화포럼’(대표의원 박선숙)과 입법 조사·연구 기관인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로버트 켈리(Robert E. Kelly)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이근 서울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또 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최경환 의원(민주평화당), 롤랜드 윌슨(Roland Wilson) 조지메이슨대 교수,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켈리 교수는 ‘한반도 평화질서의 방향 및 전망과 한국의 대응과제’를 주제로 한국의 평화 체제 전략과 관련한 현 정부와 정치권의 논의를 평가하고 재정, 제도, 예산, 투명성 등에 대한 국회의 감독과 책임과 관련한 국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근 교수는 ‘남북관계 변화의 주요쟁점과 한국의 대응방향 및 국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종전선언을 두고 미북간에 서로 힘겨루기를 하면서 미북간의 협상에서 국내정치적인 요인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한국정부는 미국으로부터는 김정은 위원장의 국내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어떤 보장책을 확약 받아 전달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통근 양보를 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한국의 외교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윌슨 교수는 ‘갈등해결의 관점’에서 “국회는 국민과 정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 및 지원을 해야 하는데 긍정적인 피라미드 구조와 블록모델 접근을 통해 갈등분석, 해결기술과 훈련을 사회전반에 제도화해야 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평화로 가는 지름길은 없으며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노력의 본질은 예방적이어야 하며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한 제반 입법활동, 판문점 선언 등 남북간 합의서의 법적 안정성 강화를 위한 비준 또는 입법화, 국회 남북관계특위의 상설화, 민간자문위원회와 입법제안 시민위원회 운영”, “남북 국회회담 추진과 의회 6자회담 검토 등 의원외교 활성화”를 들며 국회 역할 제고방안을 설명했다.

 최경환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는 대북정책에서 결정장애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런 현상은 일방적 정부 추종이나 일방적 반대, 토론과 협의의 실종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최의원은 “북한과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한국의회의 태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회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의견을 집약한다면 북한은 남남갈등에 따른 지체 혹은 방해요소가 감소되고, 한국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확인되는 것으로 해석해 순기능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박선숙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몇 개월간 평화분위가가 조성되고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회의 지지결의안이 제출됐지만, 심의되지 못했다. 4.27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국회의장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남북관계를 풀어내고 평화의 길을 열어갈 책임이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한다면, 그러한 노력을 제도화해 낼 책임은 국회에 있다. 그래서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의제도화는 국회의 숙제다”라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