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이 되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며 그들의 헌신을 잊지 말자는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국가기념식은 물론 ‘호국 영웅 다시 부르기’ 온라인 롤콜(roll-call) 캠페인과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지금까지 유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 전사자 122,609명의 호국영웅을 기억하는 ‘끝까지 찾아야 할 122609 태극기’ 배지 달기 캠페인 등의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안보의 중요성은 천만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음에도 근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6.25전쟁을 비롯해 잊혀져 가는 굵직한 안보 사안들의 교훈을 되새겨도 모자랄 이 즈음에 일부 정치인들이 ‘역사 바로 세우기’를 내세워 “친일파 무덤을 파묘하자”,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은 마땅한 일”, 21대 국회에서 “친일파 파묘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등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서글픈 현실을 맞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평화로 안이함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는 시점에서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물론 국가에 진정 도움이 되는 일인지 냉철하게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6월, 의미있는 한 달을 맞아 과거를 돌아보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수많은 선열들이 희생했는지 짚어보고 깊은 추모의 마음으로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장면#1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한반도는 참혹한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다. 6.25전쟁이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휴전이 조인되기까지 약 3년간의 6.25전쟁 과정에서 총 17만 5천여명이 전사했다. 현재까지 귀환하지 못한 미발굴 국군 전사자는 122,609명이다. 6.25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갔고 한반도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장면#2
 1999년 6월 15일 오전 9시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남북한 해군간 교전이 벌어졌다. 꽃게철에 북한 어선이 대규모로 NLL근처에서 조업을 하자 북한군이 이를 감시하러 내려왔고 그 결과 한국군과 대치하게 된 것이다. 제1연평해전이다. 이는 북한 해군의 도발로 벌어진 남북 함정간의 해전으로 당시 한국 해군은 7명이 부상, 고속정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반면 북한 해군은 어뢰정 1척과 경비정 1척이 침몰하고 다른 경비정 3척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퇴각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6·25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남북 해전이었으며 우리의 ‘승전’으로 기록된 해전이다. 

 3년이 지난 2002년 6월 29일. 대구에서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ㆍ4위전 경기가 있었던 이 날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이남지역에서 북한의 무력 기습도발로 남북 간 충돌이 일어났다. 제2연평해전이다. 이 날 오전 북한 경비정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해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하자 우리 군은 긴급 출동하여 대응기동을 하며 경고방송을 했으나 북한 경비정은 남하를 멈추지 않았다. 북한 경비정은 근처에서 차단기동을 하던 참수리 357호정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격전으로 참수리 357호정에 승선했던 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하여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였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북한은 약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SO·1급 초계정 등산곶 684호가 반파된 채로 퇴각하였다.

장면#3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 이로 인해 서해 최전선을 지키던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되었다. 실종자 구조 작업 중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천안함 피격사건이다.

장면#4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우리의 평화로운 섬마을 연평도에 17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연평도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연평도 포격사건이다. 당시 지속적으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해오던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빌미를 만들기 위해 국군과 주한 미군의 육·해·공군 연합 호국훈련을 핑계로 연평도를 포격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전사하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장면#5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된 지뢰가 폭발하면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각각 다리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북한 DMZ 지뢰 도발 사건이다. 당시 매설된 목함지뢰로 인해 통문을 지나려던 하재헌(21) 하사가 두 다리를 잘렸고, 하 하사를 구해 후송하려던 김정원(23) 하사도 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군은 사고 이후 해당 사고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한 바 있다. 

장면#6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에서는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현충일과 6.25 정부행사 참석을 비롯해 전국 13개 시‧도회와 400여 시·군·구회별로 6월 한 달간 호국보훈의 달 현수막 설치, 현충원 및 충혼탑 참배, 전상용사 위로 방문, 지역내 충혼탑 및 현충시설 환경정화 봉사, 지역 군부대 장병 위문, 향군 안보교수 중심의 계층별(학생, 예비군, 민방위 대원 등) 안보 강연, 대대급 현역장병 대상 민간 전문강사 안보교육 지원, 정부의 유해발굴 사업 및 6.25 훈장 찾아주기 지원 활동 등 다양한 안보계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향군은 젊은 세대에게 국가관 확립 차원에서 6.25전쟁을 바로 알리고 호국정신 함양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대학생 휴전선 답사를 통해,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휴전선 일대를 걸으며 6.25전쟁의 실상과 교훈, 그리고 국가의 중요성을 가슴에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를 시행 중이다. 단지 올해는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취소되긴 하였으나 앞으로도 이 사업을 지속하여 젊은이들에게 확고한 국가관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장면#7
 배경은 보르네오섬 물루(Mulu)의 숲속. 아마존과 함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이 정글지역에 사는 덩굴식물 라피도포라(Rhaphidophora). 적도 인근의 햇빛이 풍부한 지역이지만 키 작은 식물들은 어두운 숲속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 이 때 라피도포라는 햇빛이 있는 곳까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 햇빛을 받는데, 햇빛을 확보한 뒤에는 스스로 잎에 구멍을 내 그 사이로 햇빛을 통과시킴으로써 아래쪽 잎에 빛을 나누어 주며 생존한다. 자기 자신에게도 내일이 보장될 수 없는 정글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아래쪽 잎들에게 빛을 나누어주는 모습은 어느 드라마보다 감동적이다. 이 식물은 ‘자기희생’이라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식물도 이러할진대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자기희생의 사전적 의미는‘남을 위하여 자기의 수고나 목숨을 아끼지 아니함’으로 나타난다. 6월은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안보의식을 다지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영령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 존재하지 않는다. 경건한 마음으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참전용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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