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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핵독트린”

국가안보전략硏, 최고인민회의 ‘핵무력정책’ 법령 분석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22-09-14 오후 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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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평양에서 진행한 제14기 제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한 것과 관련, 이 법령이 담고 있는 의미를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보미 박사는 13일 연구원에서 발행한 이슈브리프 387호 “북한의 새로운 핵독트린: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분석” 보고서에서, 이 법령은 사실상 북한의 핵무력과 관련한 모든 기본적 원칙이며, 김정은 정권이 새로운 핵독트린을 공개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총 11조로 이루어진 이 법령은 핵무기의 목적, 핵무력의 구성, 지휘통제, 핵무기 사용조건, 소극적 안전보장, 비확산 의무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1항은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에서 채택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효력을 없앤다고 밝히고 있고, 법령 3조는 북한이 핵능력의 확장에 따라 핵지휘통제체계에 유연성을 확보하려 노력한 점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특히 김 박사는 폐기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는 핵무기 사용 권한이 “최고사령관”에 있다고 명시한 것과 달리, 이번 법령 3조는 북한의 핵무력은 김정은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고 밝히고 있고, 3조 2항 “국가핵무력지휘기구”가 새롭게 등장한 것과 관련, 북한의 핵무력 구조가 확장되면 중앙집권적이고 일원적인 지휘통제체계를 유지하기가 점차 어려워 질 것이라며,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권한이 김정은에게 집중된다면 김정은 유고시 “국가핵무력지휘기구”가 핵무력에 대한 지휘를 전적으로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가핵무력지휘기구” 내에서 핵무기 사용이 결정될 때는 김정은 단독으로 핵사용 결정을 내릴 때보다 중첩적인 감시와 견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고, 지휘통제를 담당하는 새로운 조직의 창설이 반드시 지휘통제 과정을 간결하고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위기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또한 이번 법령 6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를 5가지로 구체화하여 재래식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북한의 핵태세가 비대칭 확전으로 전환되었다고 해석될 만한 여지를 남기고 있으며, 9조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북한의 이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 법령이 미국을 향한 북한의 강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첫째, 미국이 올해 발표한 새로운 핵태세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R)에 핵무기의 “유일한 목적(sole purpose)”이 반영되지 않았고, 선제공격 옵션이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공세적 성격이 강화된 핵독트린을 발표한 것으로 보았다.

 두 번째는 북한이 핵독트린을 명문화한 사실은 미국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핵독트린은 국가안보와 긴밀히 연계되는 사항이므로 이를 공개하지 않는 국가들이 있고 공개하더라도 법률로써 명문화하지 않은 국가들도 있는데, 북한이 미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핵독트린을 명문화하여 대내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미국 대통령이 유일하게 핵무기 사용 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고 이 같은 권한은 미국 헌법에 의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세 번째는, 2022년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가 핵무기 사용을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 파트너국들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극단적 상황”에서만 고려한다는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독트린에도 핵사용의 “임박”을 어떠한 사실을 기초로 판단할 것인지, “작전상 필요가 불가피”한 경우가 어떠한 상황들을 일컫는지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은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 번째는, 북한이 비핵보유국을 상대로 소극적 안전보장(NSA)을 계속해서 유지해오고 있는 것도 북한이 불법적 핵보유국이 아니라 미국과 동등한 지위를 갖는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 박사는 이처럼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 결실을 맺기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무기는 우리 안보에도 치명적 위협이지만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능력이 커지고 핵태세가 공세적으로 전환될수록 북한 경제는 잠식되고 체제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며, 핵무기가 언제든 먼저 사용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기 위해 핵무기를 즉시 운용가능한 수준으로 상시 대기하기 위해 북한은 계속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를 안게 된다.

 때문에 김 박사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능력 증강이 김정은 체제의 존속에 “만능의 보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려는 노력해야 하며, 우발적 충돌이 핵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평시 군사적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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