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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토대장정 소감문(15)] ‘나 스스로와의 싸움, 도전. 5박 6일’

Written by. 김가현   입력 : 2023-08-29 오전 8: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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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 소감문입니다.)

[지원 동기 / 출발 준비]
 종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번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던 도중 학과 특성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지 공지방에 재향군인회에서 주최하는 국토대장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성공했다는 성취감과 함께 여름방학의 첫 단추를 잘끼워 방학을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지원하였다.

 13회 국토대장정 참가 대원으로 선발되었을 때는 기뻤지만 국토대장정이 처음이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나의 설레는 감정을 이길 수 없었고 나는 여러 정보를 찾아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국토대장정에 필요하다고 하는 물건은 모두 준비하고 여벌 옷도 많이 챙기다 보니 가방이 터질 것 같이 너무 무거워졌다. 나중에 이것이 모두 짐이 된다는 것도 모르고..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추억으로 남았다. 또한 국토대장정을 하는 주간에 장마가 예정되어 있었다. 비를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걱정이 앞섰지만 지금 아니면 극복하지 못하고 유사한 경험을 할 기회조차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행군 준비를 했었다.

[1일차]

 대망의 국토대장정 출정일이 되었다. 새벽부터 서둘러 이동하여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향했다. 이번 국토대장정을 출발하는 날이 특히 6월 25일이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장충체육관에 모여서 조를 확인하고 조원들과 서먹서먹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날이 날인만큼 6.25전쟁 73주년 기념행사를 관람하였다. 관람을 하면서 6.25전쟁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뇌리에 박혔다. 6.25전쟁에 수 십 만명이 동원되었지만 무공훈장을 수여받지 못한 용사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으며 그들이 청춘을 받쳐서 지켜낸 대한민국을 앞으로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한 시간이었다. 

 기념식 참석을 하고 국토대장정 출범신고를 거행하였다. 많은 분들의 응원에 왠지 더 설레이고 진짜 내가 국토대장정을 가는 것이 맞구나 라는 실감이 들었다. 이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하여 순국선열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 조원들과 제대로 하지 못한 인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고 숙소인 제12사단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으며 첫날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2일차]
 1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출발하는데 아침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되었다. 원래 일정은 DMZ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었지만 당일이 휴무인 관계로 구경하지 못해 아쉬웠다. 미리 예정되어 있는 일정이었던 만큼 국토대장정 사전답사를 할 때 이런 경우를 생각하고 대비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DMZ 박물관을 지나 통일 전망대 관람을 위해 이동하였다. 비도 많이 오고 안개도 많이 껴있는 상태라 통일 전망대의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였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북한 관할인 고지도 관람하고 금강산 철도와 둘레길도 잘 보였을텐데 송도만 흐릿하게 조금 보여서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 구경을 끝내고 나와서 옆 6.25전쟁 전시관에서 6.25전쟁의 과정을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었는데 6.25전쟁에 참전해 우리나라를 지키신 대선배님들의 모습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았고 이제는 내가 예비 장교로서 국가를 굳건히 지켜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관람이 끝난 후 점심을 열차 식당에서 먹었는데 말 그대로 식당이 열차 형태로 되어 있어 새로웠고 더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비가 전보다 더 많이 왔다. 하지만 이 행사의 목표가 국토대장정인 만큼 비가 온다고 해서 행군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거친 비를 뚫고 제대로 된 첫 행군이 시작되었다. 비를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중간중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첫 행군부터 포기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나중에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두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행군하는 중간중간 지휘 통솔 해주시는 대위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 보니 두려움이 조금 사라지고 행군이 지겹지 않고 금방 끝났던 것 같다. 또한 군사 경찰분들께서 차량도 통제해주고 하다 보니 행군에 더 열심히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진 검문소까지 걸어서 행군한 후에 버스로 조금 이동 후 이승만 대통령 별장 옆 죽정 습지에서도 행군을 했는데 이때 비가 그치고 안개도 개여서 행군하기 훨씬 수월했다. 첫 제대로 된 행군을 마치고 기념으로 조원들과 사진도 남기고 물과 음료를 마시며 체력을 보충하였다. 행군을 모두 마치고 한참을 달려 하룻밤을 보낼 제7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에 도착하였다. 저녁을 먹고 개인 정비를 마친 후 부대에 근무하고 계신 장교, 부사관들과 이야기하는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평소에 궁금했던 점(여군이라고 무시하는 상황이 있는가? 연봉은? 왜 육군 선택? GOP, GP에서 근무? 왜 군인이 꿈? 육아휴직? 소대장 임무 수행할 때의 팁? 등등)과 실제 장교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뜻깊고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시간이 더 많이 주어졌더라면 더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했다. 오늘 비를 맞으며 행군을 하다 보니 신발이 모두 젖어서 신발이 하나밖에 없던 상황에서 앞으로의 행군이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7보병사단 신병 교육대대에 전투화 건조기가 있어 신발을 말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렇게 해서 국토대장정의 둘째 날 일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3일차]
 제7보병사단을 출발하기 위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사단에 계신 중령님께서 너무 밝게 브이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인간적이고 인품이 좋아 보인다는 생각을 하였다. 후에 나도 7사단의 중령님처럼 인품이 있고 일은 완벽하게 해내는 색깔있는 장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제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얼굴이 눈에 익어서인지 출발할 때 어제보다 더 열심히 손을 흔들었던 것 같다. 버스로 이동하여 평화의 댐에 도착해서부터 진정한 행군의 시작이라고 단장님께서 말씀하셨다. 화이팅 넘치게 구호(국토대장정! we are the one~ 야!)도 정하고 박력 넘친 행군이 시작되었다. 오르막을 오르고 올라간 만큼 내리막을 내려와 총 12km를 걷고난 후 먹은 막국수는 어느 때보다 맛있었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평화의 댐에서 출발하여 오미리 마을까지 행군을 하였다. 중간에 터널에서는 작은 이벤트로(사실은 터널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빠르게 이동한 것이었지만..) 터널을 뛰어서 행군을 하였다. 한참을 걷다가 뛰기까지 한 만큼 가벼운 간식과 음료로 당 보충을 하고 다시 정열해 행군을 마무리 지었다. 터널을 뛸 때 숨이 차고 배낭도 무겁게 느껴져 중간에 멈추고 싶은 심정도 들었고 들고 있던 깃발도 다른 분에게 넘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옆에 함께 온 동기가 같이 뛰고 있고 계속해서 화이팅을 외쳐주는 다른 대원들이 있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완주 하고나니 성취감과 함께 해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던 경험이었다. 오미리 마을까지 행군해서 이동하고 점심을 먹을 후 제15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이동하였다. 

 신병교육대대로 가기 전 승리부대에서 여러 군수물자와 장비를 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여러 종류의 총기류를 보고 조준점도 맞춰보고 겨냥해 보는 체험을 하고 통신장비를 사용해보기도 했다. 또한 완전군장을 매어보고 방탄복과 방탄 헬맷을 착용해 보는 체험도 하였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번 경험에 보는 것이 천지 차이라는 말이 있듯이 총과 군장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워서 놀랬고 임관하기 전에 무조건 체력을 많이 키우고 팔과 다리의 근력운동을 많이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승리부대에서 여러 체험을 한 후 금성지구전투전적비를 보러 이동하여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을 통해 금성지구전투가 6.25전쟁 마지막 최대 공세라는 것을 알았고 이 전투를 치르면서 국군의 피해 또한 막대하였지만 이 전투로 금성천 이북지역을 탈환하면서 지금의 38도 선(3.8선을 36km 더 확보할 수 있었음)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후 버스로 이동하여 1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저녁을 먹고 간단히 부대 안에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고 개인 정비를 하고 난 후 식당에서 다시 조별로 모여 목요일 밤에 있을 레크레이션 장기자랑 시간에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창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을 때 야식으로 피자를 주었다. 저녁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라 배가 불러 많이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장기자랑 이야기 결과 박진영의 허니를 추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서로 영상을 보면서 조금 연습을 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였다. 점호까지 하고 나서 조별 여자 인원끼리 춤 연습을 하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한 관계로 그냥 잠이 들었다. 

[4일차]
 어제 많이 걸었다보니 밤에 휴족시간을 붙이고 잤는데 발은 확실히 덜 피곤했지만 정강이 옆부분이 걸을 때마다 땡겨서 조금 불편했다. 버스로 이동해 화천 붕어섬에 도착하였다. 행군이 시작되기 전 어제 코로나 환자 발생으로 인해 자가키트검사를 실시하였다. 키트 결과를 기다리면서 주변에 운행이 중단된 열차 길과 나무들이 많아 사진이 이쁘게 잘 나올 것 같아 사진을 찍으면서 결과를 기다렸다. 음성이라는 결과에 따라 행군이 시작되었고 붕어섬 다리에서부터 미륵 바위까지 행군을 진행하였다. 더운 날씨로 지열이 올라오고 옆에 호수에서는 비린 냄새까지 나다보니 기분이 쳐지고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화이팅하고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하여 조원들과 더 이야기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행군을 진행하였다. 행군이 끝난 후에는 단비 같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땀을 식혔고 버스로 조금 이동한 후 파로호 안보전시관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파로호 전투가 발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6.25전쟁 당시 화천이라는 지역의 확보가 중요했던 이유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 설명을 통해 파로호 전투가 화천의 수력 발전소를 지키고 차지하기 위해서 발생하였고 파로호 전투에서 공중어뢰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특수성을 인정받아 파로호 전투는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파로호 전투로 인해 화천지역을 수복하면서 3.8도선을 36km 정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관람을 마치고 그 장소에서 방석을 깔고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전투식량이었지만 진짜 바닥에 앉아 전투식량을 먹는 것이 처음이라 참신한 경험이었다. 

 점심까지 먹고 제2땅굴을 보기위해 이동하였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고 땅굴에 들어갔는데 역시 지하라서 그런지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생각보다 깊게 내려가고 통로도 길게 파져있어서 북한군이 이러한 땅굴을 만들었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고 우리 군이 이곳을 찾아 북한의 침입을 저지하였다는 것에 대단함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땅굴 안에 그냥 길만 있을 줄 알았는데 군데군데 쉬는 공간과 큰 짐을 둘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든 것을 보고 나름 체계적으로 땅굴을 파고자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땅굴에서 지상까지 수직으로 높이가 150m가 될 정도로 땅굴이 깊게 파져있다는 설명을 듣고 깊이를 또 한번 체감하게 되었다. 제2땅굴 체험을 마치고 철원 평화전망대로 향하였다. 평화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북한군의 초소와 근무를 서고 있는 북한 군인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있는 위치에서 북한까지 몇백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긴장감이 맴돌았던 것 같다. 

 북한군이 총을 지니고 초소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총성은 멈추었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이 떠올랐고 하루빨리 서로 총이 아닌 웃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안보체험을 하면서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버스를 타고 잠깐 이동 후 월정리역에 도착하였다. 폐허로 남겨진 부서진 열차를 보고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모든 관람과 일정을 마치고 제5사단 신병교육대대로 들어와 저녁을 먹었다. 이곳 열쇠부대에 방탄소년단의 진이 조교로 있다고 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훈련받는 병사들을 더 열심히 봤었던 것 같다. 사단과 부대의 크기가 전에 있던 모든 사단보다 컸으며 시설도 제일 좋아 보였다. 군데군데 앉을 수 있는 벤치도 있고 나무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작은 캠퍼스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불침번을 서는 날이다. 불침번을 서는 시간이 2시~3시로 10시 점호를 하고 잠이 든 후 중간에 깼다가 다시 잠들기 힘든 정말 애매한 시간에 서게 되었지만 그 시간에 기자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다. 인터뷰 질문으로 국토대장정 지원 동기, 현장을 다니면서 느꼈던 감정, 아쉬웠던 점, 안보의식에 대한 나의 생각 등을 물어보셨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초반에는 기자님의 질문에 잠결에 대답하여 제대로 답하였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니 기자님께서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불침번까지 마치고 4일 차도 모두 지나갔다.

[5일차]
 5일 차의 아침도 비가 내렸다. 이제는 비가 와도 너무 당연하게 행군을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행군보다 신발이 젖는 것이 먼저 걱정이 되었다. 제5사단에서 출발하여 월정리역으로 이동하였다. 월정리역 가는 길이 이쁘게 만들어져 있고 길 양옆으로 상가가 있어 비가 오지 않았다면 사진도 이쁘게 찍고 간식도 사 먹으면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관계로 월정리역에서는 사진만 찍고 다른 장소로 바로 이동하였다. 주상절리에 도착하여 행군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였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 주상전리 관계자분이 행군을 하면 안된다고 하여 다시 버스에 탑승하였는데 단장님이 관계자분과 이야기를 하셨는지 다시 행군을 할 수 있게 되어 행군을 위해 정열하였다. 비도 많이 오고 실제 도로를 행군하여야 했기에 스텝분들이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다. 

 행군이 시작되었고 비바람으로 인해 우비를 입어도 소용이 없었다. 비를 두려워하는 나는 일부러 비를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노래를 듣고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마음이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행군을 하는 도중 갑자기 빗줄기가 더 거세지더니 이제는 빗방울이 아닌 우박이 떨어지는 길을 걷는다는 느낌에 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점점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아 손을 꽉 말아쥐고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지금까지 비가 와도 잘 이겨내며 행군을 마무리하였던 것처럼 중간에 포기하기 싫었고 꼭 극복해 내고 싶다는 강한 마음이 있었기에 참고 행군에 참여하였다. 결국 고석정까지 완주를 하였지만 끝나고 난 후에는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머리가 너무 아파 약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공포를 이겨내고 나와의 싸움에서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에 너무 뿌듯했고 느껴본 것 없던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 맞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이겨내 나갈 수 있을것 같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백마고지 전투지 관람을 위해 이동하였다. 백마고지 전적비를 보며 추모하는 묵념을 올리고 나니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 마지막 밤을 보낼 청룡부대로 이동하였다. 저녁으로 국토대장정 완주와 마지막 밤을 축하하며 소불고기와 간단히 술을 조금 마셨다. 처음보는 사람들과 5일을 함께 보내며 고생했다고 서로 격려 해주며 훈훈한 분위기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레크레이션이 진행되었다. 

 사회자분이 분위기를 정말 재밌게 잘 이끌어 주시고 조별로 준비한 장기자랑까지 하며 레크레이션의 열기가 뜨거웠다. 레크레이션에서 조원들과 같이 춘 박진영의 허니 춤과 그때의 상황은 머리 속에서 비디오로 촬영할 것처럼 영원히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고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뜨거운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생활관으로 복귀해 마지막 국토대장정의 밤을 기념하고자 함께 온 같은 학교 동기들과 간단한 과자파티를 하고 잠에 들었다.

[6일차]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제10전투 비행단으로 이동하였다. 공군기지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많이 기대되고 설레었다. 우리나라 최전방에서 영공을 수호한다는 이념 아래 우리나라의 영공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공군 조종사와 간단한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군에 대해서는 육군과 해병대보다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여러 질문을 하였고 공군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조금은 해결되었다. 또한 공군 조종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목숨을 걸고 공군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질의응답을 마치고 무정 전시관으로 이동하여 전투기에 탑승해보는 체험을 하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전투기 내부의 공간이 좁아 놀랬고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하신다는 것에 존경스러웠다. 옆에 마련되어있는 공군 역사관도 관람을 하고 통솔해주시는 장교님에게 궁금한 것을 더 물어보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체험과 관람을 모두 마치고 병사들이 먹는 점심을 같이 먹는 체험을 하였다. 거기에 있던 병사들도 우리가 신기했는지 계속 쳐다보았고 나도 신기한 경험에 계속해서 병사들을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해군 제2함대 사령부로 이동하였다. 여기서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특히 천안함이 피격된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고 어뢰가 폭발하는 과정을 보았는데 정말 1~2초라는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일어나고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이러한 피격사건이 북한의 짓이라는 증거를 들으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피격당한 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천안함 피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46명이 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묵념을 올리는데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이렇게 해군 제2함대 사령부까지 관람을 마치고 나니 국토대장정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나고 해단식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해단식을 하는데 불과 엊그제 신고식을 한다고 연습하고 입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떠올라 더 아쉬웠다. 해단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수료증과 작은 선물, 군번줄까지 받고 나니 정말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쉬움을 달래고 조원들과 마지막 사진까지 남기고 한 번씩 연락하자며 인스타 아이디를 주고받으며 작별 인사를 하였다.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내 인생의 첫 국토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지금 이 소감문을 작성하면서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왜 단장님이 중간중간에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도록 기록해 두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갔다. 단장님의 말씀을 듣고 그날 느낀 감정을 모두 기록해 두었더니 소감문을 작성하는데 그저 작성하기 쉽고 편하다는 것을 넘어 그간의 일주일을 다시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었고 이 소감문을 쓰면서 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었다.(konas)

 김가현(경운대학교 3학년)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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