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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도전이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 가져와”

동아시아연구원, 제9회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21-10-12 오후 4: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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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이래 한일관계가 경색된 이래, 2021년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에서 양 국민의 불만과 분노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가 2021년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제9회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 결과,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상은 2020년 역대 최저수준인 12.3%에서 2021년 20.5%로 상승하였고, 부정적 인상은 2020년 71.6%에서 63.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에 대한 일본의 부정적 인식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고, 긍정적 인상은 감소하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호감도는 지속적으로 하향추세였으나(29.1%→26.9%→22.9%→20%), 2020년 호감도가 5.9%로 반등을 나타냈고 올해도 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호감도 또한 다소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양국 간 무역갈등과 지소미아 논란으로 관계 악화가 지속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표출했다. 45.8%의 국민이 “미래지향적”으로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고, 적어도 정치적 대립은 피해야 한다는 견해가 28.8%로서, 압도적 다수인 74.6%의 국민이 현재 대립국면을 벗어나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일본도 과반이 넘는 54.8%가 이를 지지했다.

 “미래지향적”으로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는 희망은 양국 관계 악화의 주원인인 역사문제를 상대화하는 여론에서도 드러났는데,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안보, 경제, 보건, 기후변화 등)를 만들어가면 역사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것이다”라는 견해는 전년도(24.5%)에 비해 약 14%p 늘어난 38.1%로 나타났다. “양국 간 협력과 관계없이 역사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43.6%에서 21.7%로 급감한 점과 대비한다면, 한국 국민이 “미래지향적 협력”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일환으로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양국 대립 상황에 대해서도 정부의 기존 해법을 지지하는 여론은 32.6%에 불과하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미국(74%→86.7%)과 일본(41.7%→51.4%)은 각각 전년대비 12.7%p, 9.7%p 증가한 반면, 중국의 경우는 80.4%로서 80%를 상회해 온 그간의 추세 선상에 머물러 있다.

 한편,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국가”로 북한(85.7%)에 이어 중국이 전년대비 17.5%p 급증한 61.8%를 기록한 데 비해, 일본은 전년대비 5.5%p 하락한 38.6%를 기록했다. 특별히 중국에 대한 인상은 지난 2년간 ‘좋지 않은 인상’이 51.5%(2019)→59.4%(2020)→73.8%(2021)로 급격히 늘어난 반면, ‘좋은 인상’은 22.2%(2019)→16.3%(2020)→10.7%(2021)로 급감했다.

 손열 연구원장은 이같은 결과는 한국 국민의 미래가 중국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며, 미래 한국 혹은 한반도의 안전과 번영의 최대 변수가 미중 경쟁이라고 할 때, 한국 국민의 대외 인식이 “미일 vs. 중국”으로 기우는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한국 여론은 “중요한 무역 상대이기 때문에”(79.7%)와 “이웃국가이기 때문”(62.4%)에 이어, “미중 갈등 속에서 한일 협력 추구가 상호이익이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11.2%p 증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안보이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9.6%p 증가, “민주주의 등 공통의 가치 공유하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8.1%p 증가를 보였다.

 한국에서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2020년 53.6%에서 2021년 64.2%로 증가하였고, “어느 쪽도 아니다”는 35.4%에서 27.5%로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년도 조사 결과와 대비되는 것으로, 2013년 조사 이래 한국인의 긍정적 대일 인식이 최고점을 기록한 2019년도 시점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V자 형태(V-Shape)를 띠었다.

 나아가 응답자의 40%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해야 하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쿼드(QUAD) 동참 여부에 국민의 51.1%는 찬성, 18.1%는 반대의견을 표했으며, 쿼드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여 중국 견제용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협력 플랫폼인 점을 감안할 때, 쿼드에 대한 긍정적 여론 역시 중국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판단되며, 중국 내 인권 탄압에 대한 대응에서도 61%가 미국 등이 주도하는 강경대응에 참여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도 국제 인권 보호에 대한 깊은 관심보다는 중국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요컨대, 미중 갈등과 중국의 도전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은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쿼드 협력,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연대 등 다자적 대응의 필요성으로 표출됐다.

 일본 여론 역시 미중 갈등과 중국의 위협을 드러냈는데,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식은 전년 대비 7.1%p 증가한 70.5%로서 북한(76.5%)과 근접했다. 한일관계 회복에도 지지를 보냈으나 한국의 경우 전년 대비 9.9%p 증가한데 반해 일본은 7.9%p 증가에 그쳤고, 한국 국민의 71.1%가 한일관계 회복을 지지한 데 비해 일본은 46.7% 지지에 불과했다.

 또한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2020년 38.9%에서 2021년 36%로 소폭 감소하였고, 한국의 쿼드 참여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11.4%만 찬성), 한국은 일본의 3대 교역국임에도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대한 평가는 21.8%로서 전체 6위에 불과했다. 한일 경제협력의 필요성 역시 47.1%에서 44%로 소폭 감소했다.

 손 원장은 일본이 상대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미온적이고 때로는 냉담한 이유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째는 한일관계의 외부적 요인으로, 한국이 중국의 위협을 한미일 협력을 포함한 여러 국제적 기제를 통해 대처하려 하고 그 차원에서 한일 간 협력의 복원을 희망한다면, 일본은 자국이 추진해 온 기존의 외교 이니셔티브 즉, 쿼드, FOIP, CPTPP 등 지역전략 기제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데, 여기에 한국이 동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일본 국민은 한일관계 현안(강제동원과 위안부 문제 등) 해결 등 양자관계에 내재된 동인의 작용에 주목하고 있는데, 현안 해결이 교착상태에 머무르는 한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사를 비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는 한국 정부가 역사 현안에 납득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의 원-트랙 접근과 동조화를 보이는 것이다.

 손 원장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에 두 가지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며, 첫째는 정부와 국민 사이의 간극으로, 한일관계 개선 및 한일 협력(구체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쿼드 참여, 강제동원 해법 등)의 여론과 정부 입장 사이의 탈동조화(decoupling) 상태를 어떻게 축소할 것인가이며, 둘째는 한일 여론 간의 간극으로, 관계 개선과 협력에 미온적인 일본 여론 그리고 약한 동조화(loose coupling) 상태인 일본 정부 입장과의 간극을 어떻게 축소할 것인지를 들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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