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한반도평화포럼과 국회한일의원연맹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신냉전체제 한반도와 한일관계’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이 발표를 맡고, 남기정 서울대 교수와 최희식 국민대 교수, 이하원 조선일보 국제부장, 아오키 요시유키 NHK 서울지국장, 조용래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조 센터장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 격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러 대립, 바이든 행정부의 인·태전략과 한미일 관계 등 최근의 국제정세와 신냉전체제가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정세에 주는 함의에 대해, “NATO와 러시아의 군사적 대립이 장기화하고, 유엔의 집단안보체제가 약화(무력화)하면 동맹 또는 뜻을 같이 하는 국가 간의 양자·다자 안보협력(한미 및 미일 동맹, 한미일 협력, 쿼드, AUKUS 등)의 중요성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 국회 한반도평화포럼과 국회한일의원연맹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신냉전체제 한반도와 한일관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조진구(오른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konas.net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도 2021년 세계적으로 국방비가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국방비 총액이 2조 달러를 넘었다”며, 일본은 2012년 아베 증권 출범 이후 중국, 러시아,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방위비를 증액해 왔으며, 동아시아에서 일본 방위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38%에서 2020년 17%로 감소한 반면 중국은 36%에서 65%로, 한국은 11%에서 13%로 증가하는 등 동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일본의 안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정상화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권과 신뢰회복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일관계 정상화가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설명이 부족하고, 외교안보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안보실의 역할이 외교부에 치중된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한일관계 쟁점 중 하나인 강제징용 기업 자산의 현금화와 관련, 현금화 이전에 강제징용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도출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현금화 이전의 조기해결 필요’에 집착하지 말고 ‘현금화’ 상황도 염두에 둔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일본의 ‘헌법개정’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는데, 헌법개정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2/3 이상의 발의와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었지만 헌법 개정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개헌파 4개 정당(자민, 공명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이 각론에 있어서는 입장차이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조 센터장은 타이완 유사 시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면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적’으로 규정하고 한미일 3국의 공동대응을 전제로 할 것이며, 타이완 유사시 주한미군이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고, 한미상호조약의 범위를 초월할 것이란 비판이 국내외에서 제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미일 모두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미-미-일에 비해 한일 간에는 이 문제를 논의하는 채널조차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때문에 조 센터장은 세계 10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보유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과 같은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은 국가전략과 미래비전을 협의하는 외교 및 국방장관 회담을 정례화한 뒤 이를 2+2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대일외교의 초당파적 협력과 국민의 이해를 얻으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3년 5월 19일터 21일까지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정상회담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문서에 합의한다면 양국은 물론 지역 평화와 인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남기정 서울대 교수는 “한일관계 개선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며, “무엇을 위한 한일관계 개선인지 확인하고 이를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고, 한일관계가 외교기술과 대안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구조’의 문제임을 이해하는 것이 대일외교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며, 특히 대통령의 결단에 의한 바겐/딜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아오키 요시유키 NHK 서울지국장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최종 판결이 나오면 일본 측이 굉장히 항의할 것”이라면서도 “당국 간 대화와 각종 교류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처한 인구감소, 고령화, 지방소멸 해결방안의 공동 모색과 사증없는 자유로운 여행 등이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정진석 국회부의장 겸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축사를 통해 “신냉전체제 속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방향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2998년 10월 8일 맺은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일 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