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 소감문입니다.)

지원 동기
 조교님이 카톡방에 국토대장정 포스터를 보내주셨다. 친구들과 갈까? 말까?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이번 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고, 지금 아니면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지원하기로 했다.

1일 차 -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토대장정 1일차가 밝았다. 집결 장소는 장충체육관. 춘천에서 출발하면 지각할 수도 있어서 하루 전날 서울에 도착해 친구랑 모텔에서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대를 가득 안고 체육관으로 출발했다. 도착해 보니 버스 2대와 많은 사람들이 벌써 도착해 있었다. 배낭을 받고 짐 정리와 옷을 갈아 입으러 체육관에 들어갔다. 배낭을 열어보니 조끼와 모자, 반팔티, 침낭, 우의 등 알찬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환복을 하니 ‘아,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내가 가져온 짐이 생각보다 많아 필요한 것들만 배낭에 챙긴후 다시 집결지로 가서 조 배정을 받은 다음 출정식 연습을 했다. 그리고 체육관에 들어가 6.25전쟁 73주년 정부행사에 참관했다. 행사에는 많은 국가유공자분이 참가하셨다. 이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행사 내내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명심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6.25전쟁 73주년 정부행사가 끝나자 본격적인 국토대장정이 시작됐다. 출정식이 끝나자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했다. 난생 처음 가본 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하고 현충원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메뉴로 육개장을 먹었다. 처음 본 친구들과 옆에 앉은 스태프들이 어색하기는 했지만 빨리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 후 도착한 곳은 육군 제12사단. 방 배정과 짐 정리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 메뉴는 불고기 주먹밥, 닭고기, 샐러드, 나랑드 사이다였는데, 5박 6일 동안 먹었던 음식 중에 이곳에서 먹었던 저녁이 제일 맛있었다. 이번 대장정 간에 많이 걸어서 살이 빠질까 걱정이 되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저녁식사 후 강당에서 재향군인회에 관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조원들끼리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했었는데 몇마디 나눠보니 서서히 어색함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다른 지역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대화의 시간이 끝낸 후 씻고 저녁 점호를 하고 바로 잠에 들었다.

2일 차 - 6시 기상.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항상 힘들다. 씻고 아침점호 때 간단한 체조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출발. 아침 메뉴는 죽, 만두, 장조림, 깍두기였다. 맛있게 먹고 짐을 챙겨서 통일전망대로 출발했다. 작년 MT때 통일전망대를 갔었기에 익숙한 장소였다. 가는 길에 비가 엄청나게 와 우의를 입고 걸었지만 비를 맞으면서 걷는 것도 경험이라 생각하고 불평불만 없이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갔다. 

 전망대에 관해 설명을 듣고 점심 메뉴로 막국수, 돈가스, 산채비빔밥 등을 시켜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오후에는 6.25전쟁 체험관을 관람하고 기념으로 친구랑 건빵 한 개씩 사서 버스에 탔다. 원래 DMZ박물관도 갈 예정이었으나 휴관이라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단장님이 통일전망대에서 제진 검문소까지 걸어가자고 해서 우의를 입고 출발! 드디어 본격적인 첫 행군이 시작됐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조원들과 얘기하며 4.9km, 1시간 5분을 걸어서 제진 검문소에 도착한 후에는 다시 버스를 타고 화진포로 이동해 화진포를 한 바퀴 돌며 중간중간 조원들과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2일차 행군이 끝나고 7사단으로 이동했다. 방을 배정받아 짐 정리를 하고 저녁으로 도가니탕, 메추리알, 떡볶이, 밥, 김치를 먹었다. 이날 저녁에는 강당에 모여 장교 및 부사관분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과자를 준비해 주셨는데 왜 그렇게 맛있는 건지.. 현재 복무 중인 장교분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흔치 않은데 궁금한 것들을 질문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이날 저녁 점호는 내가 했다. 점호는 항상 긴장되는 것 같다. 점호를 끝내고 바로 잠에 들었다.

3일 차 - 6시 기상. 아침체조를 하고 아침으로 밥, 콩나물국, 오리 주물럭을 먹고 오늘의 첫 번째 일정인 평화의 댐으로 출발했다. 평화의 댐에서 오미 막국수까지 11.6km, 2시간 25분을 행군했다. 오래 걷는 것이 오랜만이어서 힘들었다. 오르막이 너무 많았고 경사가 급격해서 더욱 힘들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포기할 거면 국토대장정에 왜 신청했나’ 나를 채찍질하고 버티며 걸었다. 오미 막국수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점심으로 먹은 막국수는 꿀맛이었다. 점심을 먹고 15사단 수색대로 이동해 총, 군장 등 체험을 하고 금성지구전투 전적비로 이동했다. 금성지구 전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를 묵념으로 표하고 15사단 신교대로 이동했다. 도착 후 방 배정 및 짐 정리 후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 메뉴는 밥, 순두부찌개, 고기, 잡채, 주스, 건빵 등이 나왔다. 이날은 5일 차에 있을 전야제 레크레이션 때 무엇을 할지 정했다. 우리 조는 박진영의 honey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로 했다. 저녁 간식으로 제공된 피자까지 맛있게 먹고 점호후 잠들었다.

4일 차 - 5시 50분 기상. 아침점호와 체조를 하고 밥을 먹으러 갔다. 아침 메뉴로 밥, 계란국, 동그랑땡을 먹고 붕어섬을 향해 출발했다. 붕어섬에 도착해서 붕어섬부터 미륵바위까지 5.7km, 1시간10분 정도 걸었다. 이날은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파로호에 도착해서 설명을 듣고 점심으로 전투식량을 먹었다. 전투식량은 작년에 교수님이 먹어보라고 주셨던 적이 있어 익숙했다. 

 오후에 제2땅굴로 이동했다. 안전모를 쓰고 땅굴로 들어갔는데 입구부터 정말 시원했다. 높이가 뒤죽박죽이어서 머리를 몇 번이나 찍었다. 이어 평화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갔다. 전망대에서는 철원지역이 훤히 보이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전망대 관람 후에는 월정리역에 들렀다가 5사단 신교대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에 농협에 들러 저녁시간에 먹을 간식거리도 구입했다. 저녁 메뉴는 밥, 국, 샐러드, 김, 만두였는데, 매일 아침, 저녁을 만들어 주시는 병사분들과 간부님들께 감사함 마음이 들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체육관에 모여서 레크레이션때 선보일 장기자랑 연습을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이 오랜만이라 부끄러웠지만 조원 모두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 오늘은 24시~1시까지 불침번을 서는 날이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5일 차 - 6시 기상. 오늘도 아침점호 및 체조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 메뉴는 밥, 국. 에그스크램블, 쏘야볶음이었다. 이날은 비가 엄청 많이 왔다. 원래 주상절리길을 걷기로 했으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위험하다고 일정을 변경했다. 우의와 베낭을 매고 주상절리길부터 고석정까지 4.45km, 1시간 정도 걸었다. 걷는 동안 비가 미친 듯이 내려 온몸이 다 젖었다. 점심으로 두부전골로 몸을 따뜻하게 데운후 백마고지로 이동했다. 백마고지의 유래와 당시의 전투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참배를 하고 해병 2사단으로 이동했다. 

 저녁은 청룡회관에서 불고기전골과 소맥을 먹었다. 드디어 레크레이션이 시작됐다. 전문 MC가 레크레이션을 진행하였고 조원들과 전야제를 불태웠다. 전야제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짧은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연습한 조원들과 성공적인 무대를 마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케이크를 준비해 주셔서 케이크도 먹으면서 즐겼다. 아쉽게 입상하진 못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전야제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니 벌써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아쉬웠다. 처음에는 5박 6일 동안 어떻게 버틸지 걱정됐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밤이었다.

6일 차 - 국토대장정 마지막 날이라 6시 30분에 기상했다. 준비하고 공군 제10비행전투단으로 출발했다. 아침은 이동하면서 피자빵을 먹었다. 이동하면서 단장님이 5박 6일 동안의 소감 및 보완해야 할 점을 발표해 보자고 하셨다. 나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우의를 좀 더 좋은 것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의가 너무 얇아서 불편했다. 소감 발표를 하다 보니 10전비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전투기를 보고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었다. 육·해·공·해병대 중에서 공군이 여건이 가장 좋은것 같았다. 부대 안에 메가커피가 있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점심 메뉴는 곤드레밥, 수박. 시래깃국, 돼지 불백, 계란말이를 먹었다. 그리고 해군 2함대사령부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서 제대로 관람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늦었지만 천안함은 보고 가자고 해서 천안함을 봤는데 처참하게 두 동강이 나 있었다. 추모하고 해단식을 위해 이동했다. 벌써 마지막 날, 해단식을 하는 날이라니.. 출정식 한 게 엊그저께 같은데 실감이 안났다. 해단식 연습을 하는데 해군 군악대에서 연주를 해주셨다. 우리를 위해 연습하고 연주해 주시는 게 감사했다. 

 드디어 해단식이 시작되고 수료증과 각종 선물들을 받았다. 선물을 준비해 주신 재향군인회에 감사했다.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해단식을 하면서 5박 6일 동안 건강히 국토대장정을 마친 내가 대단했고,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것에 뿌듯했다. 해단식이 끝나고 단체 사진과 조원들끼리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돌아왔다. 조원들과 수고했다며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다.

국토대장정 이후- 국토대장정을 기획하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재향군인회에 감사하다. 또한 우리의 안전을 위해 힘써 주신 단장님, 부단장님, 스태프분들께도 감사하다. 처음에 친구들이 국토대장정에 참가하자고 했을때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5박 6일 동안 열외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내가 스스로 기특했고 자신감이 많이 향상된 기회였다. 출정식과 해단식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나의 모습에 뿌듯했다. 

 다시 오지 않은 20대의 청춘을 국토대장정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다. 일정 중에 순국선열에 대해 묵념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야겠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했다. 마지막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향군’(konas)

박예림(경동대학교 군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