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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2019 국토대장정 소감문⑩] “함께 하면 훨씬 쉽다”

Written by. 박지선   입력 : 2019-11-19 오후 2: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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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대 3학년 박지선

뜨거운 여름 날 6박 7일 동안 국토대장정을 한다는 소식은 나에게 있어 도전의식을 불태웠다. 평소 더위에 유난히 약했던 나로서는 군인이 되기 위해 이 또한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때마침 운이 좋게 대한민국재향군인회에서 국토대장정에 참가할 인원을 모집하였다. 동기 3명과 동반하여 향군 국토대장정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는 자신있는 척하였으나 속으로는 괜스레 떨리곤 했다. 아무리 동기들과 함께 한다 한들 새로운 잠자리,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것들에 낯을 가리는 나로서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6월 24일 OT날이다. 가볍게 오리엔테이션 날임에도 전날밤 잠을 푹 자지 못하였다. 회의장에 들어서서 이름을 말하고 아무 자리에 앉았다. 왠지 엄숙한 분위기에 괜히 긴장이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고 단장님, 부단장님 외 재향군인회 간부들이 국토대장정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하셨다. 조는 이미 편성되어 조원들끼리 모여 앉았다. 대충 둘러보았는데 다른 조는 8~9명에 가까운 수였는데 우리 조만 5명이었다. 왠지 벌써부터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모두 배워가자는 마인드로 조장에 지원하였다. 그렇게 조장이 되었고 가방과 기타 물품들을 배급 받으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다음날 6월 25일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6.25 정부행사 참석 및 출정식을 거행하였다. 향군에서 주최한 국토대장정은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닌 국가에 대한 애국심 또한 자극해주어 다른 국토대장정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행사를 마치고 서울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하여 참배를 드리고 공군 제10전투비행단도 견학하였다.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들을 국토대장정을 통해 볼 수 있어 정말 뜻 깊은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천안함을 견학하였는데 나는 3번째 방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지겨울 수도 있는데 3번이나 보고 설명 듣게 되니 천안함 사건에 대해 평생 잊지 못하고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국토대장정의 첫 날이 마무리되었다. 솔직히 나는 거의 걷지 않고 버스 타고 이동하며 견학만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국민의식과 애국심 그리고 6.25 참전용사들에 대한 추모 등 평소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적어도 한 번은 마음 속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굉장히 유익했다.

2일차 6월 26일 또한 견학이 대체로 많았다. 이 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견학은 평화전망대를 방문한 것이다. 평화전망대에서 넓은 유리창 너머로 본 북한의 땅은 정말 평화로웠다. 평소 자주 보던 빌딩과 아파트들로 둘러싸인 풍경이 아닌 광활한 산과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북한의 땅을 보며 이 땅 너머의 사람들도 이전에는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었는데 이제는 휴전선을 경계로 마주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해병대 상장대대에 도착하여 다양한 전차들을 보게 되었다. 커다란 굉음을 뿜으며 전진하는 전차가 정말 거대하게 느껴졌고 연막탄을 공중에 살포하는 것은 굉장히 신기했다. 마지막으로 백마고지 전적비와 노동당사를 견학하고 6사단 신병교육대대로 걸어서 이동하였다. 걷지 않는다고 불평하던 어제와는 다르게 막상 걸으니 덥고 힘들어서 신경질이 났다. 하지만 조원들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면 모두가 쳐질 것을 알기에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나니 야식을 배급해주었다. 낯가리는 성격에 아직 조원들과 살짝 서먹했는데 야식을 먹으며 조별시간을 가지니 억지로 다가가려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3일차 6월 27일에는 승리전망대를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 날 갔던 평화전망대에서 조금 더 북한 쪽에 가까웠다. 평화전망대에서 본 풍경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니 기분이 묘했다. 이 날은 거의 5시간 가까이 도보로 이동하였는데 버스로 이동하던 첫 날이 그리워질 만큼 힘이 부쳤다. 나름 체력에 자신 있다고 자부해왔는데 그렇게 생각해온 그 동안의 내가 우습게 느껴졌고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4일차 6월 28일은 그냥 하루 종일 걸었다고 해도 거짓 없다. 총 6시간 30분 정도 걸었다. 딴산 유원지에 갔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그 곳에서 전투식량을 먹었다. 확실히 전시에 먹는 음식이다 보니 맛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딴산 유원지에서 물에 들어가도 된다고 하였는데 살짝 아쉬운 게 있다면 물이 조금만 더 깨끗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날이 너무 더워 물에 빠지고 싶었으나 물 상태가 그리 청결하지는 않았다. 내년부터는 계곡 같은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 같다. 걸음 끝에 7사단 신병교육대대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야식으로 치킨을 주며 조원들과 함께 전야제를 준비할 시간을 주었다. 우리 조는 춤을 출 줄 아는 인원이 아무도 없어 노래를 하기로 하였다. 노래도 자신있는 인원이 없었으나 한 명씩 불러보아 투표를 통해 조장인 나와 둘이서 듀엣을 부르기로 하였다. 평소 끼가 없어 자신은 없었지만 조장을 맡은 만큼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5일차 6월 29일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나와 평화의 댐까지 걸었다. 내가 여태껏 봐온 댐 중에 가장 거대하고 웅장했다. 이 날도 6시간 가까이 걸었고 엄청 긴 오천터널을 걸었다. 걷기만 하면 기운이 빠지는데 지나다니는 관광객 분들과 동네 주민 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셔서 기운이 솟았다. 오미리 마을로 이동해서 1호차 VS 2호차 단원들끼리 진행하는 족구 경기도 구경하였고 소시지와 음료도 맛있게 먹으며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6일차 6월 30일 해단식을 제외한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일정이다. 어느새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아쉬우면서도 순식간에 지나갈 당장의 순간을 즐기고자 다짐하였다. 가장 첫 일정은 백골병단전적비를 견학하였다. 웹툰에서만 보던 미시령이라는 지역을 생전 처음 오게 되어 신기하였다. 다음으로 통일전망대로 이동하였다. 여기에서는 다른 전망대들과는 다르게 엄청 가까이 확대할 수 있는 망원경이 있었다. 모든 설명을 마치고 군인 분께서 북한 어느 지역을 확대해주었는데 어느 북한 주민이 동물들을 이끌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적잖이 먼 거리라 그 동물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었다. 매우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 그 곳이 휴전선이라는 사실이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다음으로 낙산해변 옆 길을 걷다가 해변에서 잠깐 쉬게 되었다. 조원들과 사진도 찍고 다른 사람들은 물에 빠지기도 하였다. 이후 바로 오산휴양소로 이동하여 전야제를 준비하였다. 예상 외로 야외에 무대가 있었다. 닭 바비큐와 약간의 맥주를 마시며 전야제를 즐겼다. 재향군인회 회장님께서 직접 단원 한 명 한 명에게 맥주를 따라주기도 하고 조 별로 그 동안 준비해온 장기자랑을 시작하였다. 정말 평생 잊지 못할 날이었다.

마지막으로 7일차 7월 1일 8군단사령부에서 해단식을 거행하였다. 그 동안 고생해준 단장님과 부단장님 그리고 스태프, 조장들, 조원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정말 좋은 기억을 남겨준 재향군인회에 감사하다. 다양한 계기로 국토대장정에 참가하였는데 얻어 가는 게 정말 많았던 것 같다. 해단식을 하면서 향군회장이신 전 육군 합참의장님과 악수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심장이 떨려 벌써 군인이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국토대장정은 마무리되었고 서울에 도착하여 모두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것을 보니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다음을 기약하며 기분좋게 헤어질 수 있었다.

7일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분위기의 중요성이다. 체력이 떨어지더라도 웃고 즐기며 걸으면 힘든 지도 모르게 걷게 된다. 하지만 힘들다는 것에만 몰두하게 된다면 나도 모르는 순간 지쳐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정말 큰 추억을 안겨 준 재향군인회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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