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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2019 국토대장정 소감문⑦] 한 여름 밤의 꿈

Written by. 박도희   입력 : 2019-11-19 오후 1: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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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3학년 박도희

나는 국토대장정 기간 동안 세 가지의 꿈을 꾸었다. 통일이 되어 북한 땅을 밟는 꿈, 너무 좋은 인연들을 만난 꿈, 푸른 산천을 보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꿈.

더위에 약한 나를 위해 체력을 기르고자 단순한 마음으로 국토대장정의 서론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첫 대외 활동이었다. 막연하게 넓은 세상을 보고자 했다. 우리는 전쟁의 발자취 위에 우리의 발자국을 새겨야 했기에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통일에 대한 생각이 깊게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지역으로 전쟁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고, 아직까지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곳이 많다. 우리는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 많은 순국 선열들이 우리가 서있는 이 땅 조국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현장을 직접 보니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전쟁이 가져온 결과의 무서움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통일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의 연장선에 서있으므로 언제 과거의 비극이 되풀이될 지 모른다. 어쩌면 학군사관후보생이라는 위치에 서있는 나에게는 남들보다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통일에 대한 염원과 관심이 약해질지라도 행군을 하며 우리는 비로소 한 마음 한 뜻으로 통일을 노래했다.

장교라는 꿈을 가진 나에게 내가 지킬 곳을, 현재 지키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었다. 행군을 하며 내가 장차 어떤 안보관과 국가관을 가지며 군인이라는 위치에 서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장소가 휴전선 근처인 만큼 전쟁의 흔적을 생생히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값진 경험으로 다가왔다. 내가 장교로서 활동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국토대장정을 주최하는 재향군인회라는 단체와 휴전선 부근이라는 장소, 통일이라는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덕분에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정말 행복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많이 겪어왔지만 같은 꿈을 꾸는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기란 쉬운 경험이 아닐 것이다. 가치관이 비슷했던 우리는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국토대장정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나가는 지금도 그 때 만난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 같은 조였던 언니가 군인과 잘 맞을 것 같아 행군하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가는 쪽으로 추천해 주기도 하였다. 얼마 전 언니가 내 덕분에 많은 용기를 얻고 장교로서 한 발짝 내딛는 도전을 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의 좌우명은 “주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자.”이다. 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내 모습이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행군을 하며 힘들 때면 더욱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모든 것이 조별 활동이어서 그런지 다른 조들과 은근한 경쟁심리와 함께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행군 중 외치는 소리가 흥미로웠다. 특히 조별 활동 중 빼먹지 않고 기억하게 되는 순간은 바로 마지막 날 밤 장기자랑을 위해 매일 밤 모여서 조별로 장기자랑 연습을 한 것이다. 평소 춤이라면 담을 쌓고 살았던 나에게 6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장기자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좋은 성과까지 내게 되었다. ‘혼자’일 때보다 ‘같이’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더위와 싸우며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구역을 지날 때마다 오롯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어릴 적부터 도시에 살았던 나는 주변을 돌아보고 멀리 무언인가 보는 시야가 좁았다. 사람의 발이 닿지 않는 곳을 밟으며 경이로운 마음과 동시에 우리가 걸어온 길이 전쟁 시 이동 통로였다는 생각 때문에 숙연한 마음마저도 들게 했다. 이번 국토 대장정의 길 위에서 나는 여러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이 곳 만이 아닌 평소 우리가 서있는 곳 또한 순국 선열들이 지켜낸 우리의 땅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더욱 대한민국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여러 부대와 신병교육대를 오가며 지내는 것도 의미 있고 값진 경험이었지만, 전망대를 여러 곳 간 것이 가장 크게 와 닿았다. 전망대 위에서 DMZ 너머 북한을 보는 것은 직접적으로 우리나라가 분단되었다고 인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 ‘평화 전망대’에서 통일의 노래를 부를 때에는 부끄러운 마음이 커서 입만 뻥긋하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나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행군 날 통일 전망대에서는 며칠 사이에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느끼는 것이 많았기 때문인지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소리 높여 통일의 노래를 합창하였다.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이번 국토대장정으로 인해 나는 감히 내가 가지는 마음가짐에 대해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꿈에 한발 짝 다가서는 기분이었다. 그 한 발짝은 조국애로 뭉쳐 그 전보다는 단단하고 무게가 있을 것이다. 내가 꾸었던 여름 날의 잊지 못할 꿈을 통해 내 꿈을 확고히 다지게 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재향군인회가 주최한 국토대장정은 나를 포함한 여러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내가 장교가 되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신념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어준 향군국토대장정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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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5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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